본문 바로가기

좋은 글/책속에서

<문장의 온도> - 이덕무

  • 그림을 그리면서 시의 뜻을 모르면 색칠의 조화를 잃게 되고, 시를 읊으면서 그림의 뜻을 모르면 시의 맥락이 막히게 된다
  • 아침노을은 진사처럼 붉고, 저녁노을은 석류꽃처럼 붉다
  • 말똥구리는 스스로 말똥 굴리기를 좋아할 뿐 용의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. 용 또한 여의주를 자랑하거나 뽐내면서 저 말똥구리의 말똥을 비웃지 않는다
  • 참되고 올바른 식견은 진실로 옳다고 여기는 것과 그르다고 여기는 것 중간에 있다 <박지원>
  • 널리 알면서도 편찬하거나 저술하지 못하는 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나 다름없다
  • 천리마의 한 오라기 털이 하얗다고 해서 미리 그 천리마가 백마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된다. 온몸에 있는 천만 개의 털 중에서 누런 털도 있고 검은 털도 있을지 어찌 알겠습니다. 이러한 이치로 보건대, 어찌 사람의 한 가지 면만을 보고 그의 모든 것을 판단하겠는가
  • 만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면 부패해서 냄새 나는 것 이외는 모두 생기가 발랄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결코 억제하거나 저지할 수 없다. 후줄근하게 축 늘어진 것은 오래 지나지 않아 부패해서 냄새를 풍기게 될 것이다.
  • 아무 일 없을 때에도 지극한 즐거움이 있다. 다만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다
  • 겉으로만 점잖은 척 단장하고 속마음은 시기와 거짓으로 꽉 차있는 사람은 좋아하려고 해도 한 푼의 가치가 없고 미워하려고 해도 몽둥이로 때릴 만한 가치조차 없다.
  • 어린아이가 거울을 보고 웃는 것은 뒤쪽까지 환히 트인 줄 알기 때문이다. 서둘러 거울 뒤쪽을 보지만 단지 까맣고 어두울 뿐이다. 그러나 어린아이는 그저 빙긋이 웃을 뿐 왜 까맣고 어두운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. 기묘하다. 거리낌이 없어서 막힘도 없구나!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
  • 예전에 한 어린아이는 별을 보고 달 가루라고 말했다. 이와 같은 말은 예쁘고 참신하다. 때 묻은 세속의 기운을 훌쩍 벗어났다. 속되고 썩은 무리가 감히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
  • 원망과 비방하는 마음이 점점 자라나는 까닭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. 남이 나를 알아주면 진실로 즐겁다. 그러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자. 그렇다고 해도 무엇이 해롭겠는가?
  • 높은 절개는 서리처럼 늠름하다. 넓은 도량은 봄처럼 온화하다
  •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수레바퀴처럼 끝없이 번갈아 돌아가지만 늘 새롭고 다시 새로울 뿐이다. 이 가운데서 태어나고 이 가운데서 늙어 간다. 그러므로 군자는 이 '삼 일', 즉 어제와 오늘과 내일에 유념한다.
  • 일이 내 뜻대로 되어도 단지 그렇게 보낼 뿐이다.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역시 그렇게 보낼 뿐이다. 그러나 언짢게 보내는 일과 기분 좋게 보내는 일이 있다
  • 책을 읽는 사람은 정신을 즐겁게 하는 것이 최상이다. 그다음은 습득해 활용하는 것이다. 그다음은 넓고 깊게 아는 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