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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,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. 모든,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. 모든,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. 모든,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,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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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은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이라고, 그 갯벌은 가르쳐주었다. 내 영세한 사랑에도 풍경이 있다면, 아마도 이 빈곤한 물가의 저녁 썰물일 것이다. 사랑은 물가에 주저앉은 속수무책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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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, 닿을 수 없는 것들과 모든,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, 다가오지 않는 것들과 모든, 참혹한 결핍들을 모조리 사랑이라고 부른다.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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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지는 광야를 달린 것이 아니고, 달릴 곳 없는 시대의 황무지에서 좌충우돌하면서 몸을 갈고 잇었던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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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은 보편적 죽음 속에서, 그 보편성과는 사소한 관련도 없이 혼자서 죽는 것이다. 모든 죽음은 끝끝내 개별적이다. 다들 죽지만 다들 혼자서 저 자신의 죽음을 죽어야 하는 것이다. 죽음은 언어화되지 않고 공유되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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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도에서 본 시나위 악사는 왼손으로 해금의 네 줄을 싸감아 쥐고 떡 주무르듯이 소리를 주물럿다. 소시를 손으로 주무르는 것이다! 그래서 해금의 소리는 그 소리를 주무르는 인간의 몸의 소리처럼 들린다. 몸이 겪어내는 온갖 시간감과 몸속에서 솟고 또 잦는 리듬이 그의 손바닥으로 퍼지고 그 손바닥이 소리를 주물러서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. 그리고 그가 소리를 주무를 때, 그의 손바닥에 와 닿는 떨림은 다시 그의 생명 속으로 전달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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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,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,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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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립된 대원들이 그 암흑을 뚫고 다가오는 동료의 인기척을 느꼈을 때, 그는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. 다가오고 있는 인기척, 그것이 인간의 희망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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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필로 쓰기는 몸으로 쓰기다. 연필로 글을 쓸 때, 어깨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 작동되는 내 몸의 힘이 원고지 위에 펼쳐지면서 문장은 하나씩 태어난다. 살아 있는 몸의 육체감, 육체의 현재성이 없이는 나는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다. 글은 육체가 아니지만, 글쓰기는 온전한 육체노동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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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의 언어 자체가 소통불가능하게 되어버렸을 때, 우리는 민주주의를 할 수 없습니다. 왜냐하면 의견과 사실을 구분해서 말한다는 것은, 민주주 사회를 만드는 기초이기 때문입니다. 민주주의는 소통에 의해서만 가능할 터인데, 소통되지 않은 언어로 무슨 민주청치를 하겠습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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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동어반복의 지옥을 벗어나서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모습을 직접 포착하고 그것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. 여기에서 문학과 자연과학의 목적은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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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어반복에 갇히면 우리는 거기서 평생 헤어나지를 못하고, 우리 인식의 영역을 넓혀나갈 길이 없는 것이죠. 이것이 말을 다루는 자가 말 앞에서 느끼는 고민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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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을 쓴다는 것은 불완전한 언어로 불완전한 세계에서 사는 불완전한 인간에 대해서 쓴다는 것입니다.